지금 오르는 건 기대가 아니라 유예된 공포

지금 오르는 건 기대가 아니라 유예된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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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선풍
12일 전

최근 시장의 반등은 공포가 사라져서 나타난 움직임이라기보다, 공포가 잠시 눌린 데 따른 반응에 가깝습니다. 그린란드 이슈를 둘러싼 관세 확전 우려가 위험자산을 흔들었다가, 발언의 톤이 누그러지자 투자 심리는 빠르게 복원됐습니다. 시장은 언제나 그렇듯, 문제의 해결보다 “최악은 아닐 수도 있다”는 신호에 먼저 반응했습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기술주 강세는 이번 반등의 표면적 동력입니다. 러시아와 미국 간 접촉이 진행됐다는 소식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추는 재료로 해석됐고, 반도체와 AI 관련 기업들의 강세는 위험선호를 빠르게 끌어올렸습니다. 다만 이런 흐름은 구조적 전환이라기보다, 불안이 잠시 가라앉은 국면에 가깝습니다. 그린란드 관련 논의는 여전히 구체성이 부족하고, 발언의 방향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다시 바뀔 수 있는 여지가 큽니다.

더 직접적인 변수는 이란을 둘러싼 관세와 제재 언급입니다. 2차 관세와 군사적 뉘앙스가 섞인 메시지는 에너지 시장뿐 아니라 위험자산 전반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소입니다. 시장이 안도하는 순간에도, 다음 헤드라인이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거시 환경 역시 단순하지 않습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 범위에 들어왔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경제 지표가 견조하다는 사실은 연준이 서둘러 정책 기조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해석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금리 부담이 쉽게 완화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주식 시장이 가장 편안해하는 조합은 ‘물가 안정, 완만한 성장, 금리 하락’이지만, 현재는 이 조건이 완전히 갖춰졌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시장의 핵심은 상승 여부보다 상승의 성격입니다. 기술주 주도의 반등은 탄력이 강한 반면, 쏠림이 심해질수록 변동성도 커집니다. 정책 리스크가 정리된 장이 아니라 잠시 조용해진 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이 이어지더라도 그 과정은 매끄럽기보다 요철이 많은 흐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지금의 반등은 새로운 강세장의 신호라기보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뒤로 미뤄진 데 따른 안도 국면으로 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이런 장에서는 낙관이나 비관보다, 헤드라인 변화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차분히 관찰하는 태도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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